만남어플 중독

🍿 남자들의 로망을 건드린 '검고 진하고 쓴' 누아르

 시대마다, 국가마다 사람들이 잊지 못하는 누아르 작품이 하나씩은 있다. 1970년대에는 할리우드 영화 '대부', 1980년대 홍콩 영화 '영웅본색', 2010년대 한국 영화 '신세계' 등….
 웹툰 '광장'은 어쩌면 2020년대에 이 명맥을 잇는 작품일지도 모른다.
 '광장'은 이런저런 곁가지를 다 떼어내고 고독한 강자와 남자들의 끈끈한 의리, 피 튀기는 액션, 힘에 대한 존경만 남긴 정통 누아르를 선보인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15년 전 주먹 중 주먹이자 '군계일학'으로 꼽히던 남기준이 동생의 죽음을 계기로 핏빛 복수에 나선다.
 스스로 아킬레스건을 끊어 다리를 절면서도 무자비한 폭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며, 동생의 죽음을 사주한 이들을 찾아내고 응징한다.

🍿 거친 액션으로 빚은 이야기...짧고 강렬한 마무리

 광장의 주인공은 기준이라기보다는 액션 그 자체다.

 기준은 맨주먹부터 묵직하게 개조한 야구 배트, 골프채, 너클, 깨진 술병 등을 활용해 다채로운 액션을 선보인다. 또 상대 성기를 틀어쥐거나 눈을 찌르고, 주먹으로 싸울 듯하다가 날붙이를 꺼내 기습하기도 한다.

 덕분에 액션이 반복되더라도 지루하지 않고, 호쾌하게 치고 나가는 맛이 있다.

 마지막은 기준의 죽음으로 마무리되지만, 오히려 여운은 진하게 남는다. 어설픈 열린 결말 대신에 꽉 닫힌 결론을 보여주며 깔끔한 마무리를 짓기 때문일 것이다.

 이게 진짜 '검은 화면에 검은 주제를 다룬 검은 영화'라는 누아르의 정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