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 사이에서 '빵지순례'(빵과 성지순례를 더한 말)가 유행이 된 지 오래다. 맛있는 빵이 있다면 먼 지역도 마다하지 않고 전국 각지를 찾아다닌다. ○○빵은 어디, ▲▲빵은 저기 식으로 저마다의 빵집 리스트를 가진 경우도 많다. 동네에 숨겨진 빵집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유명해졌다는 이야기도 곳곳에서 들린다. 
    
    2018∼2019년 카카오웹툰에서 연재한 '옥탑빵'(보담·bodam)은 이런 빵지순례자들에게 솔깃한 웹툰이다. 조용한 주택가, 그것도 미용실 2층 옥탑에 차려진 빵집.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와 달리 메뉴는 단출하고 테이블은 하나밖에 없다. 어느 손님의 말처럼 '괜히 왔다', '월세도 안 나오겠다', '답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 작은 가게다. 

    그러나 주인공 '지영'은 하늘과 가까운 이곳에서 빵과 케이크를 만든다. 
    매일 평범한 듯한 하루가 식빵 같다고 생각하면서 반죽하고, 누군가 맛있게 먹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정성껏 빵 모양을 빚는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다채롭다. 고구마 케이크를 좋아하는 동생, 단팥빵에 담긴 정성을 알아주는 손님 등 빵 냄새 가득한 이야기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 한 번쯤 겪었을 일이기에 더욱 마음이 간다. 
    회사와 집을 무한 반복하고, 이미 식어버린 연인과의 관계에 고민하고, 아이 양육을 두고 남편과 싸우고…. 누구나 경험하는 일 아닐까. 그런데도 군더더기나 덜함이 없다. 맛있는 빵을 먹고 기운 차리고, 케이크 한 조각에 감동하는 일들이 모인다. 

    마치 색연필로 그린 듯한 그림체가 분위기를 더한다. 
    '지영'이 만드는 빵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따스한 마음을 담아 쓱싹쓱싹 그린 느낌이다. MSG를 넣지 않은 '건강식' 웹툰 같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총 60화 길지 않은 작품이라 마음먹으면 하루 만에 다 볼 수 있다. 보다 보면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빵과 케이크 그림이 생생해 군침이 돌 수 있다. '저 빵 나도 먹어봐야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작은 위로가 된다. 몸과 마음이 지칠 때 나만의 '옥탑빵'을 찾아보면 그야말로 힐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