툰툰하게가 깊고 넓게 들여다본 작품들  

    기다리던 점심시간, 간짜장 소스를 붓자마자 깨달았다. 면이 있는 그릇의 비닐을 뜯지 않았다는 것을. 며칠 밤을 지새우며 만든 발표 자료를 저장하지 않았다. '저장하시겠습니까' 질문에 당연하다는 듯 '아니오' 버튼을 누른 나 자신. 이쯤 되면 '내가 미친 걸까' 생각할 수밖에 없다. 벽에 머리를 쾅쾅 박고 싶은 심정이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일들. 
    이런 '바보짓'이 알고 보면 누군가의 소행이었다면? 그 녀석은 어느 날 갑자기 문득 내게 다가왔다면? 웹툰 '웽툰'은 이런 귀여운 상상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스스로 이해할 수 없었던 무수한 일의 배후가 바로 웽(Wooeng)이었다는 설정이다.

 

    🌰 알고 보니 그 녀석 '웽'의 소행이다…재미난 상상 

    사건·사고를 몰고 다니는 주범이기에 미워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벌린 웽은 어딘가 멍해 보이기도, 익살스럽기도 하다. 주인공이 실수할 때면 게슴츠레 미소를 짓고, 한심하게 보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듯 주인공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도 재미나다.

    다양한 에피소드 속에서 웽의 모습은 빛난다. 
    다이어트 도시락을 잔뜩 쟁여두고도 치킨을 시키는 주인공을 한심하게 보기도 하고, 배달 주문 요청사항에 고민하는 주인공을 짠하게 여기기도 한다. 모두 일상에서 겪어봤을 법한 일이기에 피식거리게 된다. 

    🌰 "이전 에피소드 몰라도 괜찮아요"…가볍게, 마음 편하게 

    웽툰에는 대사도, 이야기 서사도 없다. 
    시즌에 따라 대사가 조금씩 나오기는 하지만 두세 마디에 그친다. 에피소드를 하나 보는 데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그렇기에 더 편히 볼 수 있다. 웽의 작은 소행을 보면서 '나도 그랬는데', '알고 보면 내 옆에도 웽이 있는 거 아니야' 즐겁게 상상해 볼 수 있다. 

    글보다는 그림, 그것도 짧은 분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작품이다. 시즌에 따라 주인공이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지만 어렵지 않다. 잠시 짬이 날 때, 아무 생각 없이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 딱 맞다. 젊은 층이 선호한다는 '스낵 컬처'(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소비하는 문화 콘텐츠)의 웹툰 버전 같기도 하다. 

    계속 보다 보면 나만의 웽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웽웽웽! 

웹툰을 좋아하는 연합뉴스 기자들이 만든 뉴스레터 '하루를 툰툰하게'

🍳 달걀 : 나를 키운 것의 5할은 만화라고 믿는 '책 대여점 세대' 잡식성 웹툰 애호가.

🌰 군밤 : 생각이 많거나 울적할 때, 욱할 때 '웹툰 처방'이 필요한 10년차 K-직장인.

🍿 팝콘 : 어쩌다보니 '덕업일치' 중인 성실한 독자. "자 일어나, 웹툰 읽어야지"

이렇게 셋이서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