툰툰하게가 깊고 넓게 들여다본 작품들  

🍿 (킁킁) 여기선 피비린내와 쉰내, 고약한 지린내가 난다

  1980년 대한민국. 

  건달들이 주름잡던 구역에 어느 날 출신도 모르고, 뒷배도 없는 장발의 말라깽이 남자 하나가 들어온다.
  그는 의리와 위계로 포장된 조직폭력배 세력에 균열을 내고, 마약과 총기를 유통하며 검은 돈을 쓸어 담는다. 

  '내가 죄인이오' 속의 세상은 지옥이다. 성별·연령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인물이 폭력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다.
  깡패들의 알력다툼을 그린 1부에서는 살인과 마약, 아동학대, 성폭력이 일상처럼 벌어지고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2부에서는 비인간적인 수감 생활과 위계, 동성 성폭력, 간수 매수 등이 묘사된다.

  등장인물들의 외형도 모두 개성 넘친다. 약물 중독자들의 풀린 눈, 누런 치아, 탐욕스러운 어른들의 땀과 기름으로 번들거리는 피부 등이 화면을 메운다.

  흔한 조폭 소재 영화나 드라마와는 다르다. 작중 깡패들은 멀끔한 정장을 차려입지도 않고, 의리에 목숨을 걸지도 않는다.

  이득이 된다 싶으면 철천지원수와도 기꺼이 손을 잡고, 자신의 계획에 방해가 되면 오래 알고 지내던 친구도 거리낌 없이 배신한다.

  팽이와 쥬리는 같은 보육원 출신의 오랜 친구이자 학대의 굴레를 벗겨준 구원자이지만, 종국에는 서로에게 총구를 겨눈다.
  여기에 팽이의 뒤를 쫓는 깡패 쌩닭,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람을 해치는 어린아이 엠마, 세탁소와 쌀집으로 위장하며 마약 거래 연락책을 맡는 스페샬 할아버지 등 개성 넘치는 인물 등이 서로 얽힌다.
  각자의 기구한 사연을 언급하기는 하지만 밑바닥 인생을 미화하지는 않는다.

  그래서인지 긴 이야기 끝에도 옹호하고 싶은 인물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저 이 이야기의 여운만 찝찝하고 끈적하게 남을 뿐이다.

웹툰을 좋아하는 연합뉴스 기자들이 만든 뉴스레터 '하루를 툰툰하게'

🍳 달걀 : 나를 키운 것의 5할은 만화라고 믿는 '책 대여점 세대' 잡식성 웹툰 애호가.

🌰 군밤 : 생각이 많거나 울적할 때, 욱할 때 '웹툰 처방'이 필요한 10년차 K-직장인.

🍿 팝콘 : 어쩌다보니 '덕업일치' 중인 성실한 독자. "자 일어나, 웹툰 읽어야지"

이렇게 셋이서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