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띵 이즈 파인' 마이크 버첼 작가님 서면 인터뷰(2023.4)
🍚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마이크, 영국 출신의 만화가입니다. 약 3년 전 네이버웹툰에서 제가 그린 캔버스(아마추어 플랫폼) 만화를 오리지널 웹툰으로 만들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전업으로 만화를 만들게 됐습니다. 저는 공상 과학, 공포, 미스터리를 좋아해서 제가 쓰는 작품들에 그런 요소가 많이 담겨 있습니다.
🍚 언제부터 웹툰 작가의 꿈을 꾸기 시작했나요?
🖋️ =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은 늘 있었습니다. 만화는 책이나 영화, TV에서는 다루기 어려운 독창적이고 시각적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라고 느꼈습니다. 독자를 찾는 것이 힘들었는데, 웹툰(네이버웹툰 북미 플랫폼)을 알게 되었을 때 엄청난 가능성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좋은 피드백을 받으면서 그림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었고, 매일 밤 일을 마치고 그림을 그리며 연습했습니다. 캔버스 홈 페이지에 소개되고 구독자가 하룻밤 사이에 100명에서 1천명으로 늘어났을 때, 제가 특별한 것을 작업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 원래 공포 장르를 좋아하셨나요? 다음 작품은 어떤 장르에 도전하고 싶나요?
🖋️ = 저는 항상 공포 장르를 좋아했기 때문에 제 작품도 항상 그쪽으로 기울어 있을 것 같아요. 판타지 설정도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아니면 조용한 영국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같은 것도 좋습니다. 제가 쓰는 대부분의 이야기처럼, 그것들도 나름대로 즐겁고 무서운 요소를 가지고 있을 거예요.
🍚 '에브리띵 이즈 파인'은 2022년 하비 상에 노미네이트되고, 전 세계 조회수도 8천만 회(2023년 4월 기준)를 넘었습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뭘까요?
🖋️ = '에브리띵 이즈 파인'의 첫 번째 티저를 만들었을 때부터 눈에 띄는 반응이 있었고, 그 티저에서는 샘과 매기가 이 작품 시그니처인 '고양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만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이 디자인이 특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귀엽지만, 점차 소름 끼치고 미스테리해집니다. 독자가 만화를 보면 (인물들의) 표정이 변하지 않는 것을 보고, 너무 무서워서 계속 보지 않거나, 완전히 빠져들게 됩니다. 물론, 그 초반의 흥미를 넘어서서 재밌는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항상 저의 도전 과제였습니다.
🍚 후기에서 고양이에 대한 공포 때문에 고양이 모양의 마스크를 선택했다고 답했는데, 고양이의 어떤 면이 무서웠나요?
🖋️ = 개의 눈을 보면 사랑, 기쁨, 슬픔, 욕망, 분노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의 눈을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독자들은 가면이 곰 마스크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사실, 고양이보다는 곰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마스크가 고양이 모양인 이유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말할 수 없습니다...
🍚 제목이 다소 역설적입니다. 제목과 부제를 정할 때 무엇을 가장 많이 고민했고, 어떤 숨겨진 의미를 담았나요?
🖋️ = '에브리띵 이즈 파인'의 핵심 주제는 소통입니다. 가장 흥미로운 소통의 형태는 가장하기(pretending)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며, 거짓말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에브리띵 이즈 파인(모든 것이 좋아요)' 또는 '아임 파인(전 좋아요)'이라는 말은 그런 매력을 농축한 표현입니다. 또 일반적인 만화 제목과 리듬이 맞지 않아 기억에 잘 남습니다.
파트와 에피소드 부제의 경우에는 제가 유머러스한 말장난이나 인용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가끔은 매우 의미심장하게 만들기도 하고, 또 가끔은 의미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세요!)
🍚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영감을 받았나요? 부부의 개 이름이 윈스턴인데, '1984'의 주인공 이름과 관련이 있나요? 이 외에 작품에 영향을 준 고전이나 흥미로운 만화, 영화, 책이 있을까요?
🖋️ = 물론입니다. '1984'는 저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독자들이 아직 알아차리지 못한 부분에도 두루 영향을 미쳤습니다. ('1984'는) 억압과 이웃과의 싸움, 이기심과 서로를 해치는 이야기이지만, 사랑과 반란, 인간의 싸우려는 욕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저는 '1984'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곳곳에서 기리려고 했습니다.
또 영향을 준 작품으로는 '스텝포드 와이프', '약속의 네버랜드', '진격의 거인', '워킹 데드'가 있습니다. 저는 선량한 사람들이 압도적인 어려움에 맞서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 영어 웹툰이 한국어로 연재되는 것은 이례적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 = '에브리띵 이즈 파인'이 한국어로 연재된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한국 웹툰과 한국 영화도 제 인생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일종의 보답을 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만든 것입니다. 즐겨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 '1984' 같은 디스토피아는 서양에서는 공통의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중앙집권과 집단주의가 내재화된 동양에서는 낯설 수 있습니다. '에브리띵 이즈 파인'은 한국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 = 정말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그렇길 바란다는 것뿐입니다. 저는 한국 문화의 전문가가 아니지만, 우리가 생각보다 더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가장하는 방법이 있고, 억압에 굴복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저는 '에브리띵 이즈 파인'을 미국에 설정한 이유가 미국 또는 서양 이야기가 아니라, 원래 영어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독자들이 일반적인 미국적 트로프(교외 주택)를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한국 독자들도 이 이야기를 미국 이야기가 아닌, 어느 나라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인간 이야기로 받아들였으면 좋겠습니다.
🍚 웹툰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 = 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전하려 합니다. 조회 수와 상도 좋지만, (작중) 미스터리에 대한 나름의 이론을 세우거나 이 만화를 정주행하면서 힘든 시간을 이겨냈다고 말하는 댓글보다 의미 있는 것은 없습니다.
독자와의 연결을 소중히 여기고 '에브리띵 이즈 파인'을 강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 이후에는 웹툰, 책, 비디오 게임 등 다양한 방식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이 사람들과 연결되는 이야기를 다시는 할 수 없을 것도 같아 이 순간을 즐기고 미래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