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본래 괴담, 크리피 파스타 같은 공포 콘텐츠들을 좋아합니다. 버디물도 좋아하고, 바보같이 흘러가는 분위기도 좋아하고, 이것저것 좋아하는 것들을 욕심껏 모아서 만든 게 ‘통제구역관리부’가 되었네요. 한창 리미널 스페이스와 백룸에 빠져 있을 때 구상했던 만큼, 리미널 스페이스를 기본적인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 이 만화가 첫 작품인지, 공모전에 지원하게 된 배경, 만화가의 꿈을 꾸게 된 배경 등을 두루 여쭤본다. 필명은 왜 탄광인지도 알려달라.

🖋️ = 제 필명으로 그린 첫 작품인 것 같네요. 더 늦기 전에 그리고 싶은 걸 그려보고 싶다는 마음에 다니던 회사를 나오고 플랫폼에 투고할 만화를 여러 가지 구상했었어요. ‘통제구역관리부’가 그중에 하나였고, 준비한 것들 중에서 가장 마이너한 축에 속한다고 느껴져서 블로그와 SNS에서 개인 연재할 계획이었어요. 감사하게도 공모전에서 많은 관심을 받게 되어 연재를 할 수 있게 되었네요. 관심 가져주신 독자분들과, 연재의 기회를 준 네이버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필명은 무작위적으로 고른 단어라 큰 의미는 없습니다.

🍚 나폴리탄 괴담이나 백룸 류의 이야기를 원래 좋아하시는지. 이런 장르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 나폴리탄 괴담과 백룸 좋아합니다. 백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백룸 콘텐츠로부터 기대하는 것들이 여러 가지로 나뉘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저는 백룸의 공간 자체에서 매력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비현실적으로 구조화된 공간이 주는 묘한 기이함과 적막함이 좋아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걸쳐져 있는 느낌이 매력적이에요.

🍚 베스트도전에서는 제목이 서술형이었다. '비상구에서는 일행의 손을 놓지 마세요' 같이. 더 규칙괴담 느낌이 나서 좋았는데, 정식연재에서는 명사로 바꾼 이유가 있을까.

🖋️ = 정식 연재 준비를 하며 에피소드별로 부제목을 어떻게 지을지 고민을 했었는데, 자칫 잘못하면 제목이 너무 길어져서 한눈에 안 들어올 것 같더라고요. 개인적으로도 아쉬웠지만, 적당한 길이의 문장들로 부제목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기 어려울 것 같아 고민 끝에 명사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 통제구역 속 공간들은 지극히 일상적인 곳이다. 마트, 화장실, 영화관, 식당 등. 이런 평범한 공간들을 으스스한 괴담의 배경으로 내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 = 우선은 리미널 스페이스와 백룸의 컨셉을 기본적으로 가져가고 싶기도 했고, 또 한 편으로는 익숙한 일상의 공간이 위화감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변하는 순간이 좋아서 가능한 현실적인 공간들을 배경으로 삼았습니다. 온전히 낯선 공간보다는, 현실에 어느 정도 기반을 둔 공간이 배경이었을 때 오는 특유의 즐거움도 있고요.

🍚 집 에피소드에서 비비가 '우린 그냥 소모되러 가는 거야'라고 하는 대사가 있다. 아무리 더미가 있더라도 거듭되는 죽음 속에서 2팀원들의 정신이 마모되고 있지 않았을까.

🖋️ = 죽었다 살아나는 과정을 거치다보면 아무리 다시 살아난다는 걸 알아도 힘든 부분이 있겠죠. 정신적으로 감당하지 못 한 이전의 팀원들도 있겠고, 버티고 남아있는 팀원들이 현재의 2팀이지만, BB나 STL도 속으로 마모된 부분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정신적으로 지친 BB의 염세적인 태도가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해당 대사를 넣었던 것 같아요.

🍚 '통제구역관리부'의 완결을 알렸다. 무한히 뻗어나갈 수 있는 세계관과 인물들인데 왜 44화에서 완결이라는 결정을 내렸을까. 44는 의도한 숫자일까. 시즌1 완결일까?

🖋️ = 본래 ‘통제구역관리부’를 20화 내외의 짧은 단편으로 구상했었는데, 정식 연재를 준비하며 40화 내외로 늘려서 연재하게 되었네요. 더 길게 연재를 하려면 할 수도 있었겠지만, 스스로 느끼기에 계획했던 내용보다 늘리면 급조한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후반부 전개가 너무 느슨해질 것 같다는 걱정도 들었고요. 완결이 이르게 느껴진다는 반응도 있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입니다.

🍚 후속 시즌 내지는 외전이 나올까?  STL의 딸(돌리?) 이야기도 지하실 에피소드에서 언뜻 스친다.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도 해줄 수있지 않을까.

🖋️ = 레니를 궁금해 하시는 거라면 그와 관련해서 그리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그린 지라 현재로써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통제구역관리부’로 후속작을 그린다면 2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더 그려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네요. CH가 2팀에 들어와서 다른 팀원들과 적응해나가던 시점으로요. 애정을 갖고 ‘통제구역관리부’를 구상한 만큼, 관련하여 또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독자들이 매 에피소드마다 열심히 추리 내지는 해설을 단다.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는지?

🖋️ = 사실 연재 중에는 마감이 급하기도 하고, 소위 말하는 유리멘탈이라 일부러 반응을 찾아보지 않는 편인데…. 연재 초반 ‘집 에피소드’ 관련해서 달아주신 추리 댓글들이 기억나네요. 사건의 인과 관계를 분석하고, 각자의 해설을 남겨주신 걸 보니 저도 즐겁더라고요. STL과 F의 행방에 대해 짐작한 댓글도 생각나고요. 비록 연재 중에는 잘 챙겨보지 못했지만, 달아주신 댓글들 모두 감사합니다.

🍚 더미는 어떻게 만들까. 밖에서 조달한다고 하니 외부의 인간을 이용하는지. 이야기의 말미에 더이상 더미를 만들 수 없게 됐다. 그러면 이제 이들의 마지막 생명이 되는 셈일까.

🖋️ = 실험실 내에서 배양한 인체 더미들과 외부에서 채취해 온 두더지의 알로 만듭니다. ‘콘택트’의 시설이 무너지면서 더미를 더 이상 만들 수 없게 되었으니 이제 2팀의 팀원들도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처럼, 주어진 한 번의 삶을 살아가겠네요.

🍚 통제구역관리부 1팀도 있을까? 몇 팀까지 있는지, 각자 역할이 다른지도 궁금하다.

🖋️ = ‘통제구역관리부’의 팀들은 ‘콘택트’ 내의 리미널 스페이스 관리라는 공통의 목적을 갖고 있어 특별한 사건이 생기지 않는 한은 역할이 같다고 할 수 있겠네요. 처음에는 팀 구분 없이 부서 하나로 시작을 했다가, 시간이 흐르며 부서의 규모가 확대되어 관리의 효율성을 위해 팀으로 조직화 된 설정입니다. 연재 내용 중에서 달리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4팀까지 있습니다.

🍚 CH의 헬멧 디자인 모티브는 무엇일까. 더미 편을 보면 헬멧이 여러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왜 CH만 계속 핑크색 헬멧을 씌워줄까.

🖋️ = 스포츠 선수로 활동하는 라이더들의 색감 화려한 복장과 헬멧을 생각하며 CH를 디자인했었는데, 주간 연재를 위해 현재의 비교적 간략한 디자인으로 타협하게 되었네요. 더미들의 복장에 대해서는, 기본이 방독면이되, 개인의 개별 요청 사항대로 준비해 주는 설정입니다. CH가 요청해서 CH에게만 헬멧이 준비됩니다.

🍚 막내는 인공지능인데 왜 말을 못하는가. 왜 인공지능을 마지막 팀원으로 받았을까.

🖋️ = 외적인 이유는 막내를 다른 팀원들과 구분 짓고 위함이고, 내적인 이유는 막내에게 음성 기능이 크게 필요하다고 여겨지지 않아 개발팀에서 기능을 생략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본래 사람으로 통제구역관리부를 구성하였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사람이 아닌 기계의 필요성을 느끼고 뒤늦게 개발을 하여 마지막으로 투입된 거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 두더지란 정확히 무엇인가. 어떻게 생겼을까. 자연발생했나, 외계에서 왔다는 설정일까?

🖋️ = 코스믹 호러를 위해 설정된 존재로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포칼립스의 원인이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 어떠한 기이한 존재나 현상이 미지의 영역에 머무르는 걸 좋아해서, 두더지의 정체는 독자분들의 상상으로 남겨두고 싶네요.

🍚 물건을 사야 나갈 수 있는 식료품점에서 돈을 지불하지 않고 감자칩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

🖋️ = 공간 내에서의 수칙을 깨뜨렸으니 그에 상응하는 패널티가 가해질텐데, 아마 값을 몇 배로 지불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작가님이 통제구역 중 한 곳에서 일주일 간 지내야 한다면 어디에 있을 생각인지.

🖋️ = 식당, 아니면 식료품점이 가장 무난하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 차기작이 벌써 기대된다. 비슷한 장르가 나올까? 아예 다른 것을 구상 중일지.

🖋️ = 으스스한 것들을 좋아해서 이후에 준비하는 차기작들도 모두 비슷한 결일 것 같아요. 현재 준비 중인 것이 있는데, 좋은 소식으로 찾아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