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읽어보고 싶은 웹툰

    웹툰 '똑 닮은 딸'에는 완벽해보이는 모녀가 나온다.

    주인공 길소명은 전 과목 만점을 놓치지 않는 모범생이며, 엄마 명소민은 사범대 정교수다.

    이 둘 사이에는 보이지 않지만, 팽팽한 긴장이 존재한다.

   스릴러의 소재로 모녀 관계를 잡았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기발함과 영리함이 엿보인다.
    특별한 상황을 가정한 범죄물이나 좀비물과는 달리 한 번쯤 겪어봤을 엄마의 통제와 기대, 실망에 자녀가 느끼는 두려움을 섞어 많은 사람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서스펜스를 짰다. 
    소명은 무서운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어서 기숙사가 있는 영재고등학교 진학을 준비했다가 낙방한다.
    이때 '성인이 되면, 집에서 독립하면? 돈을 벌게 되면? 결혼이라도 해서 나가 살면? 죽으면 그때는 해방될 수 있을까?'라고 한 소명의 독백은 사춘기 독자들도 생각해봤을 법한 대사다. 

    엄마 명소민의 얼굴은 처음에는 노이즈로 가려져 있다. 이 때문에 독자는 모녀가 꼭 닮았다는 서술이 반복적으로 나옴에도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이야기가 한창 흘러간 뒤에 작가는 닮은 외모인 두 인물을 활용해 독자들을 놀라게 할 반전을 심어놨다.

    소명은 엄마의 얼굴뿐만 아니라 성격도 닮아간다.

    남수를 보호하겠다며 위치추적을 해가며 자신의 시야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는데 이런 행동이 자신의 엄마와 다를 바 없다. 그토록 미워하던 엄마의 모습과 똑같이 행동한다는 걸 애써 외면하는 소명의 얼굴이 낯설지 않다.

  '아무튼 로판 맞습니다' 월헤트 작가님 인터뷰(2022.10)

🍚 드라마, 웹툰, 웹소설에 불변의 공식이 있다면 남자주인공은 잘생겨야 한다는 것이다. 성격이 개차반이거나 출신이 비천할 수는 있어도 남자주인공은 잘생기고, 능력 있다는 대명제는 바뀌지 않았다. 

    이 작품은 그런 면에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했다. 남자주인공을 흉터투성이에 수염이 있고 장발인 캐릭터로 설정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 작가님도 애초에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했지만, 이 작품은 성공했다. 완벽하지 않은 북부대공과 애정에 목매지 않는 여자주인공이 어떻게 기존 로판 독자들을 끌어오고 인기를 끌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지.

🍚 원래 회사원이었다고 하셨는데 얼마나 일하셨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직장을 퇴사하고 코미코와 계약서를 작성하고 있었다'는 후기에서 생략된 고민과 결단의 배경을 풀어주셨으면 좋겠다.

🍚 어느 시점에 어떤 계기로 웹툰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지도 궁금하다.

🍚 여자 캐릭터 클리셰를 모두 깨는 느낌이다. 미르토 남작부인은 바지정장 차림에 검술에 능하고, 원작의 악녀였던 모닐레가 똑똑하고 좋은 친구가 된다는 점 등. 이런 식으로 인물을 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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