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물위의 우리' 뱁새, 왈패 작가 서면 인터뷰(2023.11)
▲ 먼저 '오늘의 우리만화' 수상 소감을 부탁드린다.
솔직히 과분한 상입니다.
아무래도 첫 만화인만큼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독자님들과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
▲ 자기 작품을 평가하기가 쉬운 일은 아님을 알고 있지만, '물 위의 우리'가 어떤 점 때문에 이처럼 사랑받는다고 보시는지. 좀 더 쉽게 말해 매력 포인트를 꼽자면?
'물 위의 우리'는 비가 많이 내릴 때마다 결제율이 올라갔었습니다.
최근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독자님들께서 만화 속 세상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주신 것 같습니다.
▲ 만화를 그리게 된 계기도 궁금하다. 만화가의 꿈을 갖게 된 시점과 영감을 준 만화, 그리고 만화가로 데뷔하기까지 여정, 우여곡절을 소개해주신다면?
두 사람 모두 게임을 전공했었는데 웹툰이라는 시장이 새롭게 열리고 어린시절부터 꿈꿨던 만화를 해보기 위해 전공을 바꿨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만나 팀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중간중간 일이 있으면서 웹툰작가가 되는데 약 8년이라는 오랜 기간이 걸렸는데 각자 좋아하는 작품을 보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뱁새 = 전세훈 작가님의 <손금>,<노노보이> 신영우 작가님의 <키드갱> 일본만화로는 <갓슈벨>,<강철의 연금술사> 웹툰으로는 <나이트런>,<노블레스>,<아스란영웅전><안나라수마나라><마음의소리> 등등을 수 십번 씩 읽을 정도로 좋아했습니다.
왈패 = 일본만화 <가정교사 히트맨 리본> <강철의 연금술사>, 웹툰 <아스란영웅전>,<고수>,<교수인형> 등을 좋아했습니다!!
▲ 집 침수 경험이 '물 위의 우리'의 시작이 됐다고 봤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주신다면?
지내던 집이 오래 방치된 탓에 수도가 노후되었었는데 그게 여름 태풍이 지나갈 무렵에 제대로 터지면서 2주간 집에서 제대로된 생활을 하기가 어려웠었습니다.
그 때가 다른작품 4개를 공모전용으로 제작하던 시점이었는데 물에 반쯤 침수된 집을 보고 문득 세상이 물에 잠기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을 하게되었고 소재가 좋다고 판단되어 하던 작품들을 접어두고 최강자전 용으로 제출했었습니다!
솔직히... 기간 내에 지상최대 공모전용으로 3화를 완성하기 어려워서 비교적 요구회차가 적은 최강자전에 제출했던거였었는데 수상까지 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 외화의 영향인지 아포칼립스 하면 떠오르는 장면은 이국적인 풍경들이었다. '물 위의 우리'는 한국을 배경으로 택해서인지 피부로 와닿는 섬뜩함이 있다. 왜 한국의 실제 지명을 그대로 가져다 쓰기로 했나?
독자님들의 몰입감을 위해서 한국배경을 선택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 오늘날의 지형도 고려했다고 들었다. 잠실이나 남산, 강원도 등은 누구나 들으면 '그래 물에 잠기면 거기만 남겠지' 싶지만, 양지는 사실 생각 못 해본 곳이다. 작중 양지를 주요 배경으로 삼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처음 이야기를 구상하면서 '서울이랑 너무 멀지 않은 곳, 그러나 강원도도 남부도 아닌 곳에 물에 잠기지 않는 곳이 있으면 좋겠어'하고 지도를 살펴보던 중 양지를 찾았을까. 아니면 애초에 고지대인 양지를 점찍고 시작한 것일까?
해수면이 올라간 지도를 보면 수상경로 상 서울, 강원도, 남부로이어지는 관문인 월악산까지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딱 세 지역의 중앙에 위치하게 됩니다. 거주했던 장소와 가깝기도 해서 답사도 여러번 갈 수 있는 장점이 있었고 또한 양지라는 이름이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마을의 이름으로 딱일 것 같아서 선정했습니다.
▲ 현장답사를 했다는 점이 인상 깊다. 어느 곳들을 직접 찾아갔고, 직접 확인한 부분이 어떻게 작중에 반영됐을까?
양지 골배마실 성지와 양지파인리조트는 만화상 양지 마을의 배경이 되는 장소입니다. 아이들이 노는 장면에서도 종종 그 모습이 보이며 가장 답사를 많이한 만큼 디테일하게 표현했습니다.
답사한 장소로는 관악산과 잠실 시그니엘, 북한산, 남한산, 남산, 청계산 등등 서울에 있는 주요 산은 거의 등산했었습니다.
등산할 때 해발고도계를 가지고 올라가서 어디까지 잠기는지 확인했고 그 라인에 맞춰서 만화상의 해수면을 설정했습니다.
▲ 설정상 해수면은 얼마나 상승했나. 작중 배경이 되는 시점은 대략 몇년도, 몇세기쯤에 해당할까.
이거는 만화상에서도 밝히지 않은 내용이라 말씀드리면 안됩니다 ㅠ
▲ 북한이나 일본, 중국 등 다른 지역도 등장할 가능성이 있을까?
이 질문도 함부로 대답할 수 없기 때문에 죄송합니다.
▲ 부부 작가로도 알려져 있다. '물 위의 우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두 분의 구체적인 작업 과정을 설명해주신다면?
왈패 작가님이 뱁새 작가님에게 빨리 스토리를 쓰라고 재촉하거나, 반대로 뱁새 작가님이 그림 수정 의견을 내년 경우들도 있는지. 아무래도 작화가 스토리보다는 필요로 하는 절대 시간, 노동량이 많을 것 같다. 혹시 뱁새 작가님이 작화를 돕기도 하는지.
저희는 사정상 오랜기간 호흡을 맞춰와서 합이 잘맞으면 말씀주신 재촉하는 상황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왈패가 아무래도 그림에 엄격하기 때문에 글작가는 절대 작화에 손을 댈 수 없구요.
보통 제가 트리트먼트 형식으로 회차내용을 쭉 뽑아내고 글, 콘티 제작을 한 후 왈패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부부작가이다 보니까 물어보기도 편하고 편한 부분이 많습니다.
(만화에 나오는 액션씬도 제가 포즈를 전부 직접해서 만든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 1화부터 34화까지는 '하자∼!'의 청유체로 제목을 달다가 35화부터 명사형으로 바뀌었다. 바뀐 이유가 있을까?
어린아이가 주가 되는 시점이 끝이나고 세계관의 어두운 모습이 점점 나오게 될 것이라는 것을 독자님들께 제목으로나마 알려드리고자 했습니다.
▲ 등장인물 이름들이 특이하다. 팔호는 그 만의 사연이 있으니 이해가 되지만 김편, 강선원, 김춘배 같은 이름은 어떻게 지었을까.
캐릭터 이름에 종종 의미를 부여하는 편입니다. 김편의 편은 별명이 책벌레이기 때문에 한자 책편(篇)으로 지은 것이고 다른 등장인물은 스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 한별이는 작가님의 자녀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들었다. 특정 행동이나 말을 따온 부분이 있을까. 또 이외 김예림, 배승한 등도 주변인의 성격을 넣은 것이라고 봤다. 어떤 점들을 포착해서 만든 인물들일까. 두 작가님과 가장 닮은 캐릭터는?
초반에 한별이가 처음보는 바깥세상을 보고 호주에게 질문을 많이하는데 그 때의 말투가 딸과 몹시 흡사합니다. :)
김예림 배승한 이 두 캐릭터는 친한 동료 작가님의 동의를 구하고 두분의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캐릭터의 이름을 만들어야 되는데 이렇다 할 느낌이 안살아서 고민하던 중 두분을 실제로 만나뵙게 됐고 이거다라는 느낌이 와서 바로 사용하게 됐습니다.
(닮은 캐릭터)
뱁새 : 물게 (평소에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는 점에서)
왈패 : 제임스(등장인물 중에서 제일 작은 편이라서)
▲ 작가님들은 '물 위의 우리' 세계관에 들어간다면 어떤 기술자가 될 것 같은가?
뱁새 : 세계관에 들어가면 어떨 것 같은게 아니라 기술자인가요? 안살고 싶은데 그래도 꼭 살아야한다면 생존전문 기술자?
왈패 : 그림 관련한 기술자를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월악산의 현상수배지 그림을 그리고 있지 않을까요?
▲ '물 위의 우리'를 내놓기까지 6년여 간의 좌충우돌이 있었고 15개 작품 중 단 하나도 완성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때의 이야기를 좀 듣고 싶다. 1화로 끝난 이야기들 가운데 소개해줄 내용이 있다면.
뭘해도 두 사람 모두를 만족시키는 만화가 없었습니다. 지나고 보면 이게 가장 컸었던 것 같습니다. 한쪽이 만족을 해도 다른 한쪽이 제작하는 만화에 자체에 불만을 가지는 경우가 있었고 이러한 상태에서 진행하면 안되겠다고 판단해 많이 엎었습니다. 또한 부친상을 비롯한 여러 큰일도 따르면서 제작에 문제가 많았습니다.
▲ 매화 중간에 들어가는 이야기를 요약한 듯한 로고 이미지는 처음에는 한별이가 그리는 그림일기와 같이 인식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글씨체가 팔호의 것 같기도 하다. 매번 변주를 주면서 그리는 이 로고 이미지의 역할과 의미는?
스포라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ㅅ;
▲ 이 이야기에서 물이 차오르는 게 비극의 씨앗일까, 아니면 강원도의 배신이 시작점일까. 가끔 진짜 재난은 인간에게서 시작된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에 꼬리를 물다 보면 작가님들이 '물 위의 우리'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이것도 제가 뭐라고 표현을 하면 어떤 내용으로 추후에 진행이 될지 유추하시는 독자님들이 계셔서 답변을 조금 피해야할 것 같습니다.
▲ '물 위의 우리'가 100화를 맞았다. 전체 이야기에서 몇 퍼센트 정도 진행됐는지.
완결 기점을 7개 이상으로 상당히 많이 세워뒀었습니다.
가장 긴 것 기준으로 25% 중간 기준 40% 쯤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연재 컨디션, 보여주고 싶은 내용, 캐릭터의 사연을 얼마나 어떻게 표현하냐에 따라 완결회차가 차이가 많이 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확정은 아니란 말씀을 드립니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만화가를 꿈꾸던 저희가 웹툰작가가 되어 꿈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독자님들께서 저희 만화를 좋아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그 마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작가들이 되겠습니다. 항상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